"2.28 의거는 반정부시위 아니다"
정부측, 성명서 종용....학생들 거부로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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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용호 교수, 김영대 회장 |
1960년 당시 독재 자유당을 겨냥한 2.28 대구민주학생의거를 퇴색시키려는 정부측 시도가 있었음이 의거 50년만에 처음으로 밝혀졌다.
최용호 경북대 명예교수(당시 경북대사대부속고 학생 대표)등 학생운동의거 주역들은 1960년 2월 28일 대구학생의거 다음날인 29일 경찰이 ‘반정부 시위가 아니다’라는 성명서 발표를 학생들에게 종용했다는 사실이 있다고 24일 증언했다.
최 교수 등에 따르면 대구 남부경찰서는 1960년 2월 29일 경북고, 경북대사대부속고, 대구고, 경북여고 등 교장들에게 학생대표들을 오전 10시까지 경찰서에 보내주도록 요청했다. 각 학교 학생대표 33명이 경찰서장실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당시 우상봉(禹相峰)남부경찰서장은 학생대표들에게 ‘2.28 학생의거는 반정부 시위가 아니었다’는 요지의 성명서 발표를 종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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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8대구민주학생의거 이듬해인 1961년 명덕로터리에 건립됐던 2.28기념탑 모습. 현재 달서구 두류공원으로 옮겨져 있다. 사진=2.28 민주운동기념사업회 제공 |
그러나 일부 학생들의 거부로 성명서 발표는 무산되고 말았다.
이와 관련 최용호 경북대명예교수는 “2.28의거 다음날인 29일 오전에 사대부고 대표자격으로 김영대(현 대성회장)군과 함께 남부경찰서장실에 갔다”고 말하고 “그날 우상봉 서장이 학생대표들에게 2.28 학생의거가 ‘반정부 시위가 아니었다’라는 성명서 발표를 유도한 것은 사실이다”고 증언했다.
또 사대부고 출신의 김영대 회장도 “대구 각급 고등학교 대표 33인이 남부경찰서장실에서 성명서를 낼 것을 요청 받았다. 그리고 서장과 점심식사까지 같이 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우 서장이 “자칫 잘못하면 북한이 순수한 학생운동을 빨갱이(이북 집권층)들이 친북운동으로 선전할 가능성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계속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것으로 기억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50년 전 2월 28일 학생의거에 참가한 대구 각급 고등학교 학생은 총 2천300여명에 이른다.
양정봉기자 yjb@idaegu.co.kr 입력시간 : 2010-02-24 22:00:18